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로 모바일용 D램에 ‘HKMG’ 공정을 도입한 LPDDR 5X(저전력 더블 데이터 레이트 5X·사진) 개발을 완료하고 최근 판매를 시작했다고 9일 밝혔다.HKMG는 유전율이 높은 물질을 D램 트랜지스터 내부의 절연막에 사용해 누설 전류를 막고 정전 용량을 개선한 차세대 공정이다. 이 공정을 적용한 LPDDR 5X는 국제반도체표준협의기구(JEDEC)가 정한 초저전압 범위인 1.01~1.12V에서 작동한다. 이전 세대 대비 소비전력을 25% 줄인 게 특징이다.
이번에 개발한 LPDDR 5X는 모바일 D램 중 HKMG 공정을 적용한 첫 사례다. 그 결과 속도를 높이면서 소비전력은 줄였다고 SK하이닉스 측은 강조했다. 동작 속도도 이전 세대 대비 33% 빠른 8.5Gbps(초당 기가비트) 수준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업계 최고의 전력 사용 효율성과 작동 속도를 확보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지난달 LPDDR 5X로 업계 최고 동작 속도인 8.5Gbps를 구현했다고 발표하자 한 달여 만에 SK하이닉스가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1Gbps 차이는 모바일 기기에 적용됐을 때 초당 4GB의 풀HD 영화 약 두 편을 더 처리할 수 있는 속도다. 8.5Gbps는 이전 세대 LPDDR5의 동작 속도(6.4Gbps)에 비해 1.3배 빠른 수준이다.
모바일용 D램으로 불리는 LPDDR은 주로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태블릿PC 등 무선 전자기기에 사용된다. 업계에선 LPDDR 기술 혁신을 둘러싼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저전력·고성능이 강점인 LPDDR 5X D램의 채용 범위가 넓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서버 고성능 컴퓨팅(HPC), 전장, 인공지능(AI) 등으로 활용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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